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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악의 씨앗: 불합리한 시스템과 부조리]

서울의 어둠은 단순히 밤의 장막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것은 인간의 나약함과 절망을 파고들어 자신의 몸집을 키우는 거대한 그림자였다. 사회는 점차 악인들의 먹이사슬 속으로 깊이 침잠해가고 있었다. 희망은 값싸게 팔렸고, 정의는 조롱당했으며, 생명은 숫자로 취급되었다.

새로운 형태의 악은 가장 순수한 영혼을 먹이로 삼았다. 바로 **'구원의 빛 교회'**였다. 겉으로는 사회 봉사와 기부를 내세웠지만, 이곳은 신도들의 정신과 재산을 착취하는 거대 사이비 종교 단체였다. 절망에 빠진 이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잠긴 이들,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노렸다. 영혼의 허기를 가장한 탐욕의 집단이었다.

구원의 빛 교회의 교주 '백은혜'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화려한 언변으로 신도들을 현혹했다. 그녀는 '치유의 이능력자'를 내세웠다. 병든 자에게 손을 얹어 마치 기적처럼 병이 낫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불치병 환자에게 '신의 계시'라며 사이비 치료법을 강요했다. 물론, 그 치유는 일시적인 플라시보 효과이거나, '증상 발현' 이능력자를 이용한 기만이었다. 실제 병은 악화되었고, 많은 신도들이 결국 비참하게 죽어갔다. 하지만 교주는 그들의 죽음을 '신의 뜻'이라며 합리화했다.

신도들은 교주에게 전 재산을 바치거나, 노동 착취를 당했다. 교회 명의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뿌려 자신들의 불법적인 종교 사업을 비호받았다. 지역 사회의 지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세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돈과 권력, 그리고 이능력이라는 탈을 쓴 종교의 힘은 사람들의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고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정미정'씨는 아픈 자식을 살리기 위해 구원의 빛 교회를 찾았다. 그녀는 교주의 '기적적인 치유'를 믿고 집까지 팔아가며 헌금을 바쳤다. 아이는 잠깐 호전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했다. 미정씨는 망연자실했다. 교회는 그녀에게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책망하며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빼앗았다. 절규하는 그녀에게는 어떤 법적 구제도 주어지지 않았다.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이들의 만행은 방치되었다.

또 다른 악. 서울의 명문 사학 **'선진 교육 재단'**이었다. 겉으로는 '인재 양성'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을 위한 특권층 자녀들의 입시 지옥이었다. 이들은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온갖 불법적인 편법과 비리를 자행했다. 입학 사정관 비리, 시험지 유출, 성적 조작, 학생부 조작. 돈과 빽만 있으면 누구든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선진 교육 재단의 이사장 '박진우'는 이 악행의 총 책임자였다. 그는 '기억 주입' 이능력자를 활용했다. 학생들에게 시험 문제와 답안을 미리 주입하거나, 면접관들의 머릿속에 특정 학생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었다. 이능력으로 조작된 학생들은 자신들이 실력으로 합격했다고 착각했다. 평범한 학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에 좌절했다.

재단은 막대한 교육 기부금을 받는다며 뒤로는 코스모스 홀딩스와 같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후원받았다. 그 대가로 기업 총수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을 보장했다. 세븐 스타즈 미디어는 재단의 '인성 교육'과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거짓 기사를 쏟아냈다. 이능력자 관리국의 김철수 부국장은 자신의 자녀를 선진 교육 재단 산하 특목고에 입학시켰고, 그 대가로 재단의 비리를 묵인했다. 정의 재단의 박영규 국회의원은 선진 교육 재단을 통해 자신의 자녀의 부정 입학을 도왔다.

가장 큰 피해자는 '이하나'였다. 그녀는 재능이 뛰어났고, 밤샘 공부로 명문대 입학을 꿈꿨다. 하지만 수시 전형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합격했다. 그녀의 자리가 이능력으로 조작된 누군가에게 돌아간 것이다. 이하나는 자신이 부족해서라고 자책하며 결국 꿈을 포기했다. 대한민국 사회는 수많은 이하나들의 노력을 비웃으며 특권층의 자녀들에게만 성공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노력이 좌절되는 사회. 희망이 사라지는 사회. 그것이야말로 악인들이 만들어낸 가장 비극적인 현실이었다.

악인들은 자신들의 모든 악행을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 이능력 시대에서는 힘과 돈, 그리고 정보가 곧 권력이었고, 이 권력을 쥐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었다. 도덕과 윤리는 무의미한 감정일 뿐이었다. 인류의 발전과 사회의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가장 추악한 죄악들을 저질렀다.

공공 주택 관리 공사의 박원식 이사는 철거가 예정된 주택에 이능력자를 풀어 '공포 조성' 이능력을 이용했다. 밤마다 기이한 소리와 환각을 보여주며 원주민들이 스스로 집을 포기하고 떠나게 만들었다. 강제로 쫓겨난 이들의 눈에는 공포와 절망만이 가득했다.

바이오 헬스의 이재훈 연구 책임자는 자신들의 불법 실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내부 연구원들을 '기억 삭제' 이능력자를 이용해 사건과 관련된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다. 그들은 과거를 잃은 채 어리둥절하게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그 자리에 앉아 연구를 이어갔다. 진실은 그렇게 영원히 파묻혔다.

에코 드림의 최병수 대표는 주민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 언론을 통해 '음모론'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공감 조작' 이능력자를 고용해 시민들이 주민들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하도록 여론을 조작했다. 오히려 주민들을 '극성 시위대'로 매도하여 사회적 지지를 잃게 만들었다. 자신의 죄를 남에게 떠넘기고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잔혹함.

블랙 오션의 민태성은 이제 이능력을 각성한 아이들을 납치해 그들의 이능력을 강제로 '복제'하여 팔아넘기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미성년자의 순수한 이능력을 강탈하여 사적인 욕망을 채우는 데 사용하는 끔찍한 범죄였다. 그에게는 인간의 생명이나 미래는 어떤 가치도 가지지 못했다. 오직 '상품'일 뿐.

심판자는 이 모든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구원의 빛 교회에서 뿜어져 나오는 착취당한 영혼들의 슬픔. 선진 교육 재단의 건물에서 새어 나오는 좌절한 젊은 영혼들의 한숨. 이 모든 악의 파장은 그의 완벽한 감지망에 포착되었다. 어떤 변명도, 어떤 위장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오직. 악의 본질만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서울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거대한 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름다운 야경 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고통받고 있었다. 돈과 권력, 이능력에 물든 자들이 정의를 농락하고, 진실을 가리며 악의 춤을 추었다.

하지만 그들의 춤은 곧 멈출 것이다. 심판자의 발소리는 여전히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그림자는 이미 악인들의 심장부에 드리워져 있었다. 망설임도, 고민도, 흔들림도 없이. 오직 멸살을 향한 절대적인 의지. 그것이 심판자의 본질이었다.

밤은 깊어가고. 악인들의 잔치는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들은 몰랐다.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 만찬이 될 것임을. 완벽한 심판은 이미 그들의 문턱에 도달해 있었다. 그리고 그 심판은 어떤 자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악을 멸하는 자. 이능의 심판자. 그의 시간이. 드디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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